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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관절염, 운동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록일 2013.10.04조회수 1,098


[칼럼] 관절염, 운동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병원에서 여러 환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부 간의 운동에 대한 견해 차이로 대립하는 경우가 꽤나 많은 것 같다. 한 쪽에서는 운동을 해야 관절이 건강해 진다며 걷기를 권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연골이 상한다며 휴식을 권한다. 부부싸움이라기 보다 서로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의 부부애(夫婦愛)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부들께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도(中道)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운동을 하되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은 선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의학적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의 관절연골은 콜라겐(Type 2 collagen)이라는 섬유질이 글리코스아미노글라이칸(Glycosaminoglycan, GAG), 하이알유론산(Hyaluronic acid) 등이 결합해 형성되는 거대분자가 서로 단단히 부착돼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학적 특성상 연골은 높은 탄력성(Elasticity)를 가지게 되며, 덕분에 압력과 장력 등에 잘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이 연골 구조물은 과하지 않은 적당한 압력으로 반복적인 운동 자극을 주었을 때 고유의 탄력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즉, 적당한 압력으로 반복적인 운동 자극을 주었을 때 연골을 건강하게 유지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규칙적이고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연골뿐 아니라 인대를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때문에 무조건적인 휴식도, 과도한 운동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아쿠아로빅 등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을 권하며, 체중이 느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씀 드리는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다.
 

운동량이 지나쳐 연골에 무리가 올 경우 관절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붓고 물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적절한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해 스트레스 받은 조직이 치유될 시간을 주고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하고 전문의에게 면밀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과거 병력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운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혹시 과거에 한쪽 무릎이 아파서 고생했던 적이 있다면, 주변근육은 여러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근육량이 줄어들고 힘 또한 약해진 상태일 확률이 높다. 이 때 증상완화를 위해 무조건 운동만 고집하면, 보행 시 충격이 무릎에 더 많이 가해지게 되고, 걸음걸이 또한 비대칭이 될 수 있다. 이 때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육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본인 상태에 대한 자각이 먼저다. 집에 있는 줄자를 사용해 양측 무릎의 동일한 지점에서 허벅지의 둘레를 재어 보면, 비대칭 상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현재 무릎에 이상이 있는 분이나, 수술 후 재활이 체계적으로 잘 되지 못한 분들은 양측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의사들은 ‘Listen to your body’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우리 몸의 증상을 자각하면서 운동량을 조절해 나가라는 의미다. 이 표현은, 사람마다 수용할 수 있는 운동량 또한 다르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보다 자신만의 운동 스타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도 담고 있다.
 

평소 적당한 운동과 함께 건강한 식생활이 병행된다면, 병원을 찾을 일이 많지 않으실 것이다. 질환은 언제나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다. 관절은 한 번 무리가 가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날씨가 많이 선선해져 운동하기가 수월해졌다. 오랜만에 남편, 아내의 손을 잡고 폭신한 흙길을 걸어보는 것을 어떨까. 부부관계와 관절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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